
연극 기반 학습(Theatre-Based Learning)을 기업교육에 적용한 국내 연구 세 편을 통해,
2008년부터 이어진 국내 사례의 축적 과정과 근거를 살펴봤습니다.
지난 글(연극 기반 학습, 우리 교육에는 어떤 유형이 맞을까)에 "해외 사례는 익숙한데 국내에는 없는지" 물어오신 분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있습니다. 국내 기업교육 현장에서 연극을 적용한 시도는 2008년부터 이어져 왔고, 그 축적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가 세 편 있습니다.
가장 이른 시도는 교육연극 전문기관 달라에듀테인먼트가 운영한 R.A.W., R.A.T., R.A.S. 세 프로그램입니다(박연정, 2008). 국내에서 확인되는 기업교육 연극 사례 중 시기상 가장 앞서 있어, 연극이 최근 등장한 방법이 아니라 15년 넘게 시도돼 온 방법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2012년 연구(성기욱)는 범위를 넓혀 4개 기업의 사례를 놓고 연극 프로그램의 설계·제작·운영 과정을 비교했습니다. 한 기관의 프로그램이 특정 기업에만 적용된 게 아니라, 기업마다 다른 방식으로 반복 운영됐다는 근거입니다. 세 편 중 가장 참고할 가치가 큰 연구는 장은아(2015)입니다. 10여 개 기업·공공기관에 적용됐고, 그중 한 기업의 승격자 교육 1,140명·12차 과정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보알(Boal)의 토론연극(Forum Theatre)을 적용해, 배우가 정답을 대신 말하지 않고 학습자가 개입해 다른 행동을 시도해보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입니다.
이 연구가 짚은 문제의식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기존 기업교육 상황극은 "나쁜 상사 등장 → 좋은 리더십 발휘 → 직원 행복 → 여러분도 이렇게 합시다"라는 구조로 흘러, 결말이 예상되고 회사가 원하는 행동을 사실상 강요합니다. 토론연극은 답을 배우가 말해주는 대신, 학습자가 개입해 다른 가능성을 시험해보게 하는 쪽으로 설계 방향을 바꿉니다.
다만 세 연구 모두 석사학위논문입니다. 등재논문 심사를 거친 연구는 아니며, 표본 규모와 효과 측정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도 2015년 연구뿐입니다. 국내에 적용 사례가 있다는 것과, 그 효과가 엄격하게 검증됐다는 것은 다른 주장입니다. 기업교육에 연극을 도입하려는 담당자라면 이 구분을 갖고 접근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에서 다룬 국내 사례를 우리 조직 상황에 맞게 검토해 보고 싶으시다면,
편하게 의견을 나눠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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